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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원리를 이해,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입니다.

  • 2025. 4. 3.

    by. 리움100

    목차

      몸과 마음의 통합

       

      현대 의학과 심리학은 더 이상 몸과 마음을 분리된 존재로 보지 않는다.
      국제 심신의학저널(Psychosomatic Medicine)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 같은 감정이 근육 긴장, 호흡 패턴, 혈압, 심박수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다. 특히 2021년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는 신체 중심 운동 프로그램(Core-based Exercise Program)―필라테스, 요가, 알렉산더 테크닉 등을 포함―이 정서 안정에 유의미한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센터드 필라테스(Centered Pilates)는 이런 통합적 관점을 가장 잘 구현한 사례다. 센터드 필라테스는 몸의 중심, 곧 코어(Core) 를 안정화하는 동시에 뇌와 신경계를 편안하게 만들도록 설계된 운동이다. “중심화(Centering)”가 운동의 기초가 되는 이유는, 해부학적으로 척추-골반-흉곽이 안정된 상태일 때 자율신경계가 균형 잡힌 활성을 보이고, 이것이 곧 심리적 안도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단한 일상 속에서 굳어진 흉곽과 과도하게 긴장된 승모근, 둔화된 횡격막 움직임은 감정적 긴장 상태를 장기화해 신체에 피로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센터드 필라테스의 정렬 교정과 호흡 훈련은 이러한 비효율적 패턴을 재정립해, 몸—마음—감정이 하나의 유기적 흐름으로 돌아가게 돕는다.

       

       

       

      몸과 마음의 연결|센터드 필라테스가 감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유


       

      정렬과 감정 반응

       

      필라테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렬(alignment)’ 은 단순히 척추가 곧아 보이는 외형이 아니다.
      이는 뼈, 근육, 근막이 서로 조화롭게 긴장과 이완을 나누면서, 중력선과 상호작용하는 이상적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렬이 무너질 때, 신경계는 “불안정한 상태”로 인식하여 교감신경계가 과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호흡이 빨라지거나 얕아지고, 근육통 또는 혈압 상승 등 다양한 신체 반응이 유발된다. 이처럼 자세와 감정 상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센터드 필라테스의 정렬 교정이 감정 안정에 직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은 2020년 발표된 논문에서, “코어 기반 정렬 운동”을 8주 이상 실시한 집단이 스트레스 지표(Cortisol level)와 자율신경 균형지수(HRV)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수강자들은 일상 속 자세 변화와 함께 **“분노나 슬픔이 올라올 때, 척추와 호흡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라는 체험담을 공유했는데, 바로 정렬을 회복하면서 감정도 함께 이완되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센터드 필라테스가 지향하는 중립 정렬과 올바른 호흡이, 감정적 반응을 부드럽게 관리해 주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는 증거다.

       


       

      연구 결과가 밝히는 필라테스 효과

       

      센터드 필라테스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러 임상 연구로도 뒷받침된다.
      미국 임상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가 후원한 2019년 연구에서는 필라테스 그룹과 일반 스트레칭 그룹을 12주간 비교했다. 필라테스 그룹은 수면의 질, 걱정 및 불안 수준, 자존감, 신체 이미지 등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인 반면, 일반 스트레칭 그룹은 유사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이 차이를 필라테스가 몸의 ‘중심’뿐 아니라 호흡과 정렬을 체계적으로 훈련해 정신적 안정과 긍정적 자아 인식을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2년 국제 재활의학저널(Journal of Rehabilitation Medicine)에서는 센터드 필라테스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파일럿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규칙적이면서도 부드러운 호흡을 통해 과도하게 항진된 교감신경계 활동을 완화하고, 감정 폭발이나 과각성 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센터드 필라테스의 “몸—정신—감정”을 통합하는 접근법이 다양한 심리·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는 ‘몸만 운동시킨다’는 전통적 관념을 넘어, 필라테스가 전인적(Whole-person) 접근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전 적용과 감정 조절

      그렇다면 실제 수업이나 개인 운동에서는 어떻게 감정 조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먼저 관찰(Observation) 이 중요하다. 강사나 본인이 스스로 현재 호흡이 가빠졌는지, 척추가 굽고 있는지,
      골반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등을 체크하고, 그 상태가 감정과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다음으로 중심화(Centering) 작업에 들어가면서, 뼈—근육—근막—호흡이 원활하게 협응하도록 세밀한 운동을 구성한다.
      예컨대, 슈퍼맨(Superman)·헌드레드(Hundred) 같은 코어 집중 동작을 수행하되, 숨을 들이쉴 때 척추가 부드럽게 신장되고, 내쉴 때 복횡근과 골반저근이 자연스럽게 감싸는 느낌을 인식토록 지도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감정적 리듬 역시 함께 존중한다는 것이다. 수련자가 동작 중 갑작스러운 긴장이나 불안감을 호소한다면, 곧바로 강도가 높은 운동으로 넘기지 말고 “갈비뼈 옆·뒤쪽을 확장하며 들이쉰다” “내쉬며 복부 중심을 살며시 끌어안는다”는 식의 언어적 큐잉을 통해 호흡과 움직임을 매만져준다.
      이처럼 몸과 감정을 함께 다스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결과적으로 감정 폭발이 잦았던 사람도 점진적으로 차분해지고,
      평소 무기력했던 사람은 자신을 지지하는 힘을 찾게 된다.
      센터드 필라테스가 감정까지 변화시키는 이유는, 그 기저에 뇌—신경—근막—호흡—정렬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는 과학적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운동 자체를 넘어 일상의 스트레스 대응, 대인관계, 자기 인식에도 긍정적 파장을 일으킨다.